언제나오복의향기 2014. 4. 24. 00:22

--- 꽃이 잎에게--- 왜 이제야 오시나요 새벽안개 걷히는 날에 화안한 사랑 한번 해보자 약속해놓고 나는 첫날밤을 준비하는 도도한 기생처럼 분 냄새 온몸으로 풍기며 기다렸는데 무엇이 오시는 발걸음을 붙잡던가요 사람들 바람난 치마자락 들썩이며 도망친 새색시 하이얀 속곳보듯 수근거릴 때도 저만치서 아닌 척 모른 척 외면하더니 빛도 향기도 누렇게 바래 쓰러지는 날에 무슨 염치로 이제야 오시나요 그래요 사랑의 발설이 그리도 두려웁거든 긴 세월 동안 혼자서 이름도 얻지 못한 나무로만 살다가 오세요 목련의 영광은 내가 모두 가져갈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