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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기업의 경우 공매도 세력의 집중 타겟이 되면서 단기간 내 주가가 반 토막 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언제나오복의향기 2017. 12. 26. 15:25

보름만에 시총 2兆증발…유상증자에 우는 개미들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http://www.edaily.co.kr/news/news_detail.asp?newsId=01154566616160816&mediaCodeNo=257&OutLnkChk=Y

 

신주 물량 부담에 공매도까지 가세 
삼성중공업·현대상선·미래대우 등 줄줄이 급락 
"유상증자 목적·기업가치 등 따져봐야"
자료: 한국거래소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증권가에서는 요즘 유상증자의 저주라는 말이 유행이다.

특히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기업의 경우 공매도 세력의 집중 타겟이 되면서 단기간 내 주가가 반 토막 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는 이유다.

유상증자 및 공매도 제도 보안을 통해 선량한 투자자의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한 유상증자가 단기적으론 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기업들이 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크다며 유상증자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상증자를 무조건 악재로만 받아들이기보다는 유상증자의 목적과 기업의 중장기 성장성·수익성을 따져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 단기간 내 주가 급락…‘물량부담·주주가치 희석·기업신뢰 추락’ 

지난 6일 삼성중공업은 올해와 내년에 대규모 영업 적자를 낼 것이라는 ‘적자 커밍아웃’과 동시에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발표 이후 매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하루 새 주가는 29% 가까이 급락했다. 이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보름 만에 시가총액이 2조1000억원 증발했다.  
 
현대상선 역시 지난 10월 13일 대규모 유상증자(1억2000만주) 계획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40% 가까이 급락했다. 두 달 새 허공으로 날아간 시가총액 규모만 6000억원에 달한다. 미래에셋대우는 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발표 후 이틀 만에 20% 가까이 추락했고 CJ제일제당, 카카오 등도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후 주가가 뒷걸음질쳤다.  

코스닥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유니슨(018000), 미래테크놀로지(213090) 등이 공시 전후로 10%대의 주가 하락률을 기록했다.  

유상증자는 기업이 주식을 추가로 유상 발행해 자본금을 늘리는 것을 말한다. 증자로 확보한 대금은 기업 재무구조 개선(차입금 및 부채비율 감소)에 사용되거나 시설투자·M&A·신규사업 진출 등에 쓰여 장기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실제 현대상선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친환경·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선복량을 확대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도 유상증자를 통해 글로벌IB(투자은행) 전략추진과 해외사업확장, M&A 추진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당장 물량부담·주주가치 희석 등으로 주가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한 개인 투자자는 “상장사들이 잘 나갈 때는 배당,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제고에는 소극적이었던 반면 자금이 필요할 땐 일방적으로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며 “소액 주주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공매도에 두 번 우는 개미들 

유상증자 기업에 공매도 세력이 기승을 부리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현대상선 유상증자에도 공매도 세력이 기승을 부렸다. 유상증자 발표 전후로 공매도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다 거래량의 40%까지 공매도 비중이 급증하기도 했다. 그 여파로 8000원대에서 거래되던 주가는 신주 가격 결정 직전에 500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무리 주가가 하락해도 미리 공시된 할인율을 적용해 발행가액이 정해지기 때문에 발행가액 산정 기간에 꾸준히 주식을 빌려 판 뒤 배정받은 신주로 갚으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라며 공매도 투자자들이 안정적으로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어 소액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상증자에 따른 기업가치 호조 가능성을 따지기보다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심리가 작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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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희 (jhyoo76@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