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첫아이 이름 지어 보내신 아버지, 거역하면 화낼까 걱정됩니다
[문화일보] 마음상담소 게재 일자 : 2020년 05월 13일(水)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0051301073542000002
▲ 게티이미지뱅크 |
▶▶ 독자 고민
얼마 전에 첫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아내와 생각한 이름이 있는데 아버지가 이름을 지어 보내셨습니다.
유명한 작명가에게 의뢰하셨다고 합니다.
저는 발음이 어려운 것 빼고는 그 이름도 썩 나쁘지 않은데
아내는 싫다고 합니다.
문제는 아버지 성격인데요.
자신의 뜻을 어기면 불같이 화를 내십니다.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 문요한 정신과 의사 |
▶▶ 솔루션(▲ 문요한 정신과 의사 )
A. ‘자녀 이름은 부부가 짓는 것’ 명료하되 정중하게 말하세요
한번 상상해봅시다. 만약 아버지가 보낸 이름 대신 부부가 아이 이름을 지어주겠다고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예상처럼 아버지는 크게 화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화는 얼마나 갈까요? 평생 자식을 안 볼 정도일까요? 아니면 잠시 그랬다가 진정이 될까요? 아마 후자일 것입니다.
자녀의 이름을 짓는 것은 기본적으로 부모의 일입니다.
실제 아이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아이의 이름을 가장 많이 불러줄 사람이 부모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는 아직 결혼을 ‘집안과 집안의 결합’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가족과 밀착된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결혼 후로도 원 가족과 복잡하게 얽힙니다.
부모들은 결혼한 자녀들이 결정할 일에 거리낌 없이 개입하고,
자녀 역시 부모에게 의존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므로 독립적인 결혼생활을 위해서는 ‘원 가족과 건강한 분리’가 이뤄져야 합니다.
이는 저절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능동적인 표현과 책임감 있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갈등을 피하기보다 갈등을 풀어 더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는 지혜가 요구됩니다.
3가지 점을 염두에 두고 아버지께 말씀을 드리면 좋겠습니다.
첫째, 부부는 한 팀이 돼야 합니다.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의견을 통일했으면 합니다.
자신은 괜찮은데 아내 때문에 아버지의 의견을 반대했다고 생각하면 추후 부부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둘째, 명료하되 정중하게 의견을 밝히시길 바랍니다. 아버지의 의견을 반대하는 것에 초점을 두지 말고 두 사람이 원하는 것에 초점을 두길 바랍니다. 즉, 발음이 안 좋다는 표현은 삼가고 아이 이름은 꼭 두 사람이 지어주고 싶다고 말씀드리세요.
셋째, 차분하게 관계회복을 위해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아버지의 화는 기본적으로 아버지가 풀어야 할 문제입니다.
부모 역시 이 기회로 결혼한 자녀와의 관계를 어떻게 하느냐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만, 자녀로서 할 도리는 다해야 합니다.
아이 사진과 동영상을 보내드리고 집에도 종종 찾아가시길 바랍니다. 처음에는 불편하더라도 결국 풀어지게 돼 있습니다. 그것이 부모 마음입니다. 아무쪼록 부모님과 건강한 거리를 찾아가기를 바랍니다.
문요한 정신과 의사
오복작명원 02-2696-9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