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내 퇴사 가능성 70%"…지원자 탈락 시킨 면접관의 정체
한국경제 최다은기자 입력2022.09.15 17:24
당신이 퇴사할지, 범죄 저지를지…AI는 모든걸 알고 있다
떠오르는 AI 예측…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현실화할까
제네시스랩, 입사 면접자
30만명 영상데이터 분석
"미래 고성과자 파악할 것"
판결문 분석해 형량 예측
로이어드, 적중률 91%↑
스포츠 경기 승패 예상
'이 노래 뜰 것' 판별하는
AI 예측 서비스도 눈길
美·中선 범죄 예측도 활발
"AI가 선입견 심어" 논란도
떠오르는 AI 예측…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현실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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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예측 서비스도 눈길
美·中선 범죄 예측도 활발
"AI가 선입견 심어" 논란도
#떨리는 마음으로 면접장에 들어선 당신, 목소리를 가다듬고 이 회사에서 앞으로 자신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지 그간 쌓은 역량을 근거로 제시하며 면접위원을 설득한다.
당신의 진심 어린 노력과 달리 회사는 당신을 탈락자로 분류한다.
인공지능(AI)이 ‘당신이 이 회사에 입사하면 3년 내 퇴사할 가능성이 70% 이상’이라고 예측했기 때문이다.
#살인 미수 전과자인 30대 남성이 슈퍼에서 식칼과 커다란 검은색 비닐봉지를 구매했다. 이 남성은 인터넷에서 시체 유기 방법도 찾아봤다. 그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체포됐다. 소비 행태와 인터넷 검색 내용을 분석한 AI가 이 남성의 잠재적 범죄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들 사례는 먼 미래 얘기거나 소설에나 등장하는 허구가 아닐 수 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예언자가 범죄자를 예측하는 ‘예방 치안’ 시스템을 선보인 것처럼 ‘AI 예언자’ 시대는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데이터가 축적되고 이를 학습하는 AI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AI 예측의 정확도가 신뢰할 수 있는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
활용 분야도 날씨, 생산·수요 예측을 넘어 최근에는 채용, 판결 예측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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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허라미 기자
1○면접 볼 때부터…퇴사 예측?
AI 면접 솔루션을 제공하는 제네시스랩은 현재 300만 개 이상의 면접 영상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LG전자 병무청 등 다양한 기업 및 기관의 입사 지원자 약 30만 명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그간 대면 면접은 개별 면접위원에 따라 결과가 좌우됐다. 표정과 제스처 등 비언어적 소통이 포함된 만큼 이를 데이터로 저장하기도 어려웠다. 데이터화가 가능한 건 학벌, 시험 성적 등 정량 스펙이 전부였다. 하지만 요즘은 AI 면접 솔루션으로 회사에 필요한 역량을 검증한 뒤 이를 데이터화하는 게 가능해졌다.
제네시스랩은 특정 기업 지원자의 학점, 학벌, 시험 점수 등 수십 년치 데이터를 토대로 고성과자, 퇴사자의 경로를 추적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이영복 제네시스랩 대표는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면 입사 시험 단계에서 유의미한 수준으로 고성과자를 파악하고, 향후 퇴사자까지 예측하는 게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2○AI의 궁극은 ‘예측’으로 통한다
이 대표는 “AI 기술이 싱귤래리티(특이점·AI가 인간 지능을 넘어서는 기점)에 점점 다가가고 있는데 이 기점을 넘어서면 예측이 궁극적인 화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예측 기술은 법률, 스포츠 분야에도 도입되고 있다. 로이어드컴퍼니는 AI 기반 형량 예측 서비스를 제공한다. 형량 예측 적중도를 높이기 위해 가장 단순한 형태의 판결문도 최대 70개까지의 변수로 나눴다. 강제추행이라면 장소, 시간, 신체 부위, 가해 행위 형태 등으로 세분화한다. 이를 토대로 징역, 집행유예, 벌금, 선고유예 등 처벌 수위를 예측한다. 회사 측은 적중도가 91%를 웃돈다고 자신하고 있다.
3 ○투수 투구폼 보면 승률 알 수 있다?
해외에서도 AI 예측 서비스 관련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메달리아는 이용자 반응을 수집하는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가 주요 업무였다. 고객사의 의뢰를 받아 앱스토어 리뷰, 이메일, SNS 등에서 고객 반응을 파악했다. 이 회사는 최근 ‘시그널(사전 신호) 회사’를 표방하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이 고객은 3개월 이상 구매 행위를 지속한다’ ‘이 고객은 3주 안에 떠난다’ 등의 행동 유형을 파악하는 것이다.
중국 AI기업 클라우드워크스는 안면 인식 및 행동 패턴을 통해 범죄 여부를 예측한다. 비전 AI 기술로 사람의 복장, 체형, 모발 등을 분석해 행인의 신분을 인식하고 현장 정보와 결합해 추적하거나 탐색해낸다. 구매 내역과 인터넷 검색 내용 등의 데이터를 종합해 범죄 여부를 사전에 파악하는 기술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4 ○AI 예언자,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선거 결과 예측을 놓고도 우려의 시선이 있다. 미국 K코어애널리틱스, 이탈리아 엑스퍼트AI 등 AI기업들이 최근 두 차례 미국 대선 결과를 맞혔지만 이 내용을 사전에 공개하자 “유권자 결정에 영향을 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