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생각하는 여유/6.시사.

한·중이 맞붙은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 인수전에서 한국 승리가 유력하다고 영국 매체들이 잇따라 보도했다

언제나오복의향기 2017. 12. 6. 08:00

 

[조선일보 단독] 정부의 ‘탈원전’에도… 영국은 한국 원전 원했다

출처 조선일보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04/2017120402930.html

      

韓·中이 각축 벌인 사업… 英언론 “한전이 우선협상자 유력”


한·중이 맞붙은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 인수전에서 한국 승리가 유력하다고 영국 매체들이 잇따라 보도했다.

 이 사업은 일본 도시바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원전 개발사 뉴젠이 영국 북서부 무어사이드에 2025년까지 총 3.8GW(기가와트) 용량 원전 3기를 짓는 내용이다.

원전 부문에서 7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본 도시바는 원전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뉴젠 지분 매각에 나선 상황.

선진국 원전 시장 진출 발판으로 삼으려는 한국과 중국이 그동안 치열하게 인수 경쟁을 벌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3일(현지 시각) “무어사이드 원전 인수를 놓고 한국·중국이 경쟁을 벌였지만

조만간 한전이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될 것”이라고 프로젝트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도 “한국이 뉴젠 지분 인수를 통해 죽어가던 무어사이드 프로젝트를 살릴 것”이라고 전했다.

한전이 뉴젠을 최종 인수하면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 이후 처음으로 해외 원전 사업을 수주하는 셈이다.

◇UAE 수출 이후 첫 해외 진출 눈앞

4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도시바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어 뉴젠 지분 매각 안건에 대해 논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바가 뉴젠 인수 의향을 표명한 한국(한전)과 중국을 놓고 심사를 벌여 한전에 매각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으며

우선 협상 대상자 선정 발표만 남겨뒀다”고 말했다.

도시바가 갖고 있는 뉴젠 지분 100% 시장 가치는 대략 3000억원대로 추산된다.

도시바는 2006년 원전 핵심 기술을 보유한 미 웨스팅하우스를 54억달러에 인수했으나

2008년 미국에서 수주한 4기 공사가 수년째 지연되고 3세대 원전 모델 ‘AP1000’ 공기(工期)가 길어지면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자 뉴젠을 매각하기로 했다.

한전은 올 초부터 도시바와 뉴젠 지분 인수 협상을 벌였다.

뉴젠 지분 인수 후 시공까지 맡는다는 계획으로, 원전 사업에서 빨리 발을 빼고 싶은 도시바도 호의적이었다.

그런데 ‘원전 굴기(崛起·우뚝 서는 것)’를 내세운 중국이 뒤늦게 뛰어들면서 변수로 작용했다.

 정부 ‘탈(脫)원전’ 정책도 인수전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정부는 “탈원전과 원전 수출은 별개”라며 지원에 나섰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7일 조환익 한전 사장, 이관섭 한수원 사장 등과 함께 영국을 방문,

그렉 클라크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 장관을 만나 원전 수주 의지를 강조했다.

한전은 뉴젠 인수가 결정되면 무어사이드에 한국형 원전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무어사이드 원전에는 도시바 자회사인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원자로를 짓기로 되어 있으나,

한전은 이를 한국형 신형 원전 모델인 APR1400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최근 영국 정부는 현지에서 진행 중인 원전 건설 사업에 APR1400도 도입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다.

한전은 원전 건설 경험이 있는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동원 능력 등 남은 숙제

한전은 지난해 10월 UAE에서 바라카 원전 운영·관리와 전기 판매를 통해 60년간 494억달러(56조원) 매출을 올리는 계약을 따냈다.

또 뉴젠 인수는 우리 원전 업계가 선진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의미가 크다.

정범진 경희대 교수는 “한전의 무어사이드 사업 참여가 확정되면

한국 원전이 선진국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원전 수출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수원도 영국에서 원전 4기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자금 동원 능력이 관건이다. UAE 원전 사업은 건설비를 UAE 측에서 지급하는 방식이지만,

영국 원전 사업은 사업자가 건설 비용을 조달해 완공한 후 전기를 팔아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무어사이드 프로젝트는 사업비만 150억파운드(약 21조원)에 이를 전망. 한전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투자자를 유치해야 한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무어사이드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꼼꼼히 따져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검토 작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