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돌아오신 영의정 대감마님 중앙일보 중앙시평 2021.9.24 여자는 공부할 필요 없다. 거리에 나서려면 머리에 뭘 뒤집어써라. 남자는 수염도 깎으면 안 된다. 이런 이야기 들으면 머나먼 나라의 탈레반이 생각날 것이다. 그런데 이건 우리 이야기다. 시대만 약간 다르다. 조선시대 상황이니까. 겨우 백 년 조금 넘게 지났을 따름이다. 조선을 이해하기 위해 당시의 헌법, 경국대전을 들춰보자. 서문 첫 문장의 주어는 제왕이다. 본문은 왕실 친족·외척 등의 신분규정과 그들의 신분세습 방법으로 시작된다. 거기에는 왕실 구성원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벼슬명이 즐비하다. 백성들이 알 필요 없는 책다운 삼엄한 한자의 숲이다. 그 안에는 군(君)·신(臣)·관(官)이 빼곡하되 민(民)이라는 글자는 찾아보기 아주 어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