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생각하는 여유/5.세상에 산다는 것

목련꽃 떨어지며.

언제나오복의향기 2014. 4. 24. 00:17

목련꽃 떨어지며. ㅡ전유경ㅡ

(꽃이 잎에게)

 

화창한 날.

만개한 벚꽃나무 아래서 하늘을 올려다보자

 

봄기운 같은 사랑때문에

부푼 제 가슴을 펑펑 터뜨려

하늘까지 뒤덮어 본적 있는지

 

 

바람 휘몰아치는 날

만개한 벚꽃나무 아래 서 있어 보자

 

꽃잎처럼 천지로 흩어지는 사랑의 순간들을

제 힘으로는 어쩌지 못하고

순식간에 빈손으로 서 있어 본 적 있는지

 

 

봄도 멀리 지나간 어느 날

그 나무 아래 다시 가 보자

 

그래도 사는 거라고

푸른 잎사귀 같은

긴 그리움을 오래오래 매달고 서 있어 본 적 있는지.

 

문봉 옮김(부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