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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그러나 예상치 못한 경제위기[오늘과 내일]~코로나19 바이러스와 글로벌 경제위~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기

언제나오복의향기 2020. 3. 30. 06:00

예고된, 그러나 예상치 못한 경제위기[오늘과 내일/김광현


동아일보 2020-03-26 03:00


코로나19 아니라도 위험 요소 많아
경제 체질 허약화 정책 정반대로 해야


김광현 논설위원


1. “중국발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

2. 2019년 10월 9일) “다음 번 글로벌 금융위기는 2020년에 찾아올 것이다.

   미국의 주가는 20% 떨어지고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은 35% 떨어질 것이다.”(JP모건, 2018년 9월)

3. “미국에서도 마이너스 금리가 나타나는 것은 시간문제다.”(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2019년 8월 13일)

4. “2020년 세계 경제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5. ”(‘중국발 세계 경제위기가 시작됐다’ 감수자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 2020년 2월 7일)

2020년에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전망했던 글들 가운데 몇 개다.

대체로 오랜 기간 세계 경제를 리드해온 미국과 중국 경제가 이미 한계에 봉착했고, 미중 무역 갈등이 이 축적된 화약에 불을 붙이는 트리거(방아쇠)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미처 세계 경제전략 분석가들이나 투자의 귀재들인 월가 투자은행 누구도 중국발 전염병이 글로벌 경제위기의 트리거가 될 줄은 예측하지 못했다. 시각을 달리하면 야생박쥐 바이러스가 아닌 어떤 다른 이유가 있었더라도, 혹은 없었더라도 글로벌 경제위기가 터져 나올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었다는 말이다.

 
A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글로벌 경제위기의 공통점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발생하기 하루 전에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돌발 현상이다.

둘째, 발생지가 중국이다.

셋째, 아직 피크가 오지 않았다.

넷째, 글로벌 현상이다.

B
발생 원인이 비슷하니 대처 방안도 비슷할 수밖에 없다.

감염병이나 경제위기 모두

첫째, 국제적인 공동 대처가 필요하다.

둘째, 피크 전에 과감하고 신속한 선제 조치가 있어야 한다.

셋째, 중국으로 역유입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

넷째, 또 다른 변종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대비해야 한다.


C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누구나 그럴듯한 계획은 있다. 한 방 얻어터지기 전에는….”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의 말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우리에게도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을 높여 내수를 진작하고 전체 성장을 견인한다는 그럴싸한 계획이 있었다.

그러다 이번에 전 세계가 예기치 못한 한 방을 맞았다. 같은 한 방이라도 나라마다 충격이 다르다.


예전부터 미국이나 중국이 기침하면 한국은 독감에 걸린다고 했다.

그렇기에 전문가들은 보유 외환을 충분히 쌓아두고 재정건전성이라는 방파제를 든든히 구축해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해왔다.

기축통화 발행국인 미국이나 무역의존도가 우리의 절반도 안 되는 중국 일본과 재정건전성의 중요성을 같이 비교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혁민 연세대 의대 진단검사의학교실 교수는 “코로나19는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4, 5월에 피크를 이룰 것이라는 게 세계 진단의학계의 판단”이라고 말한다. 전염병이 잡혀야 소비도 생산도 교역도 돌아간다. 경제위기에 대해서도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엊그제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에서 100조 원을 퍼붓겠다고 했다. 과감한 결정이다. 한편에서는 그럴수록 그동안 재정 에너지를 비축해 두었더라면 이런 위기 국면에서 훨씬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앞으로도 글로벌 경제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실제 미국이나 중국 경제 시스템의 마비가 세계 경제위기로 전파될 가능성이 근본적으로 제거된 것은 아니다. 일단 급한 불을 끈다고 보면 중장기적 대처 방안은 이미 나와 있다.
체질을 강화하고 면역력을 기르는 일이다. 재정, 노사관계, 일자리, 규제 정책 등을 지금껏 해왔던 체질 약화 정책의 반대로만 하면 된다.
 
김광현 논설위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