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생각하는 여유/5.세상에 산다는 것

[스크랩] `독재자의 아들.`과 `독재자의 딸.`

언제나오복의향기 2014. 7. 8. 13:40
출처

'독재자의 아들.'과 '독재자의 딸."

대북방송으로 박근혜 당선자 소식을 전하다.
장진성 / 뉴 포커스 대표 /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저자.
세습 지도자와 선거 대통령.



북한 주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2월 19일은 한국에서 대통령선거가 진행된 날이었습니다.
북한에선 지도자를 추대하지만 남한에선 대통령을 투표로 뽑습니다.
이것이 바로 남북의 선거 차이고 본질적인 체제 차이기도 합니다.

12월 19일 박근혜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됐다는 뉴스가 나간 이후였습니다.
저의 휴대폰으로 한통의 국제전화가 걸려왔습니다.
2012년 런던 시인올림픽에서 만나 친구가 된
아시아문학저널 대표 알렉산더 마틴 (Martin Alexander)의 전화였습니다.

그는 저에게서 정확한 사연을 듣고 싶다며
재미교포인 아내를 통해 통역까지 부탁했습니다.

독재자의 아들과 독재자의 딸.

마틴은
“지금 한국은 기이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북한도 군사독재자의 아들이고,
남한도 과거 군사독재자의 딸이 대통령이 됐다.
이걸 어떻게 봐야 하나?”하고 물었습니다.

마틴이 박근혜 당선자의 부친을 독재자라고 표현한 것은
박정희대통령의 무력 쿠데타와 18년 동안의 장기집권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박정희 대통령은
남북분단 상황에서 김일성 독재를 억제하는 한편
경제개발을 주도하기 위해 제한적 민주주의정치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특히 남한의 진보세력은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기여도는 인정하지만
18년의 장기집권과 그 과정에 있었던 인권유린에 대해서는
지금도 강한 비판을 하는 형편입니다.

이런 남한이어서
사실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을 보며
저는 누구보다도 탈북자의 한 사람으로서 느낀 바가 큽니다.

자유민주주의 상식으로 봤을 때
과거 독재자의 딸이라는 사실 그 하나만으로도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조차 돼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여성인데도 불구하고
한국 국민은 ‘박근혜’를 기다렸고
첫 여성대통령으로 기꺼이 만들어줬습니다.

제가 북한에서 본 김씨 독재란
지독한 이기주의로 빼앗는 것 뿐 이어서
다 잃은 주민들이 더 이상 바칠 것도 없는 가난의 원수였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남한의 박정희 독재는
권력 대신 국민에게 부를 주어
후세의 인심까지 얻어낸 풍요의 향수였습니다.

탐욕의 독재와 가난의 독재.

저는 그 원인을 이렇게 설명하고 싶습니다.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은 자기 일가만을 위한 장기독재를 했다면,

박정희 대통령은 민족을 위한 개발독재를 했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김일성은
세계 냉전 구조 속에서 물물교환으로도
얼마든지 경제성장이 가능한 사회주의 우호시장을 갖고 있었습니다.
동독이 사회주의 국가들 중 경제적으로 가장 여유가 있었던 것도
소련의 핵 안보와 사회주의 시장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남한은
양육강식의 자본주의 시장을 상대로
처음부터 빈손으로 시작해야만 하는 매우 궁핍한 처지였습니다.
그 당시 북한은 정권이 독재였다면
남한은 가난이 독재였던 셈입니다.

5.16 쿠데타로 '가난의 독재' 깨부수다.

박정희 대통령은
민족 대대로 이어진 그 가난의 독재를 향해 5.16 쿠데타를 일으켰고,
권력의 집중화로 경제재건을 서둘렀습니다.

초기만 해도 월남전에 군인들을 파병하고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를 보내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인력수출 밖에 없던 빈곤한 남한이었습니다.

그런 빈국의 지도자여서
박정희 대통령은 권력은 강했지만 가난한 대통령이었습니다.
전기를 아끼기 위해 에어컨을 끄고 부채질하며 집무를 봤고,
변기 물마저 아끼려고 변기통에 벽돌 한 장을 고여 놓기도 했습니다.

산업화 유신과 신격화 유신.

반면 김일성은 사회주의 우호시장을 이용하여
충분히 자립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세습을 위한 허황한 신격화에 국고를 모두 탕진했습니다.

김일성에 이어 김정일 정권이 지속되며
북한 정권은 어느새 신격화밖에 할 줄 모르는
경제무능 정권이 돼 버렸습니다.

남한의 박정희 대통령은
정책을 바꾸는 유신체제(維新體制)
를 했다면,
김일성, 김정일은
자기 존재의 신격화를 위한 유신체제(有神體制)
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중국이 개방을 하고
사회주의 동구권이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할 때,
김일성, 김정일 정권은 주체사상에서 선군정치라는
나날이 폐쇄적인 독재정치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옛날엔 잘 살았는데" v "옛날엔 못 살았는데..."

그 덕에 오늘날 남한은 세계 12위 선진국이 된 반면,
북한은 반성 없는 3대 세습으로 157위 후진국이 됐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오늘날 남북 두 정상의 모습입니다.
김정은은 세습 지도자인데,
박근혜 대통령은 선거대통령입니다.

제가 남한에 와서 보니 남북분단을 실감할 수 있는 말이 있습니다.
북한의 어르신들은
“우리는 옛날엔 잘 살았는데...” 라고 말씀하시는 반면,
남한의 어르신들은
“우리는 옛날엔 못 살았는데...” 이렇게 이야기하십니다.

저는 남한의 산업화 과정을 체험해보지 못한 탈북자입니다.
그러나 추억의 시작과 끝이 다른 남북한의 오늘을 보며
저는 멋진 조국을 있게 한 박정희 대통령의 혜안과
그 세대에 대한 존경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오늘 이 시간 방송은
위대한 그 분들에게 바치는 저의 송가로 끝맺도록 하겠습니다.

애들아! 이제는 너희들의 대한민국이다.

한국의 젊은이들아!
가난한 자들의 후손들아!
알고 있느냐?

너희들이 먹다 남긴 그 우유는
너희 어르신들이 먹고 싶던 우유였음을

너희들에겐 너무 쉬운 커피 한 잔이
그 어르신들에겐 사치였음을

태어날 때부터 다 있는 너희들과 달리
배고팠던 목숨 이었다.
못 입었던 젊음 이었다.
식민지의 후손으로 태어나 가진 것은 나라뿐인 궁핍한 국민 이었다.

지금 너희들이 살고 있는 풍요한 나라는 아느냐?
너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간호사로 전쟁의 상처를 씻어낸 대한민이다.
머리 채 잘라 가발로 만든 대한민국이다.
외국에서 탄을 캐 모은 대한민국이다.
새마을을 새 나라로 넓힌 대한민국이다.

한강의 기적은 신이 준 선물이 아니다.
가난할 땐 태어나선 안 될 너희들을 위해
가난을 이긴 너희 어르신들의 기적이다.
너희에게 선물한 그들의 대한민국이다.
이제는 너희들의 몫이다.

지금도 다 못 준 미안함에
남은 세월 주름 깊은 그 세대 앞에
그리고 오늘을 추억할 너희 후손들 앞에
한 세대의 양심과 자부로 새롭게 써야 할 애 들아!
이제는 너희들의 대한민국이다.


[탈북자 신문 뉴 포커스=뉴데일리 특약]
미국 RFA방송 "김씨 일가의 실체." 프로그램을 맡은 지 2년,
오늘처럼 기쁜 소식을 북한 주민들에게 전하기는 처음이다.

출처 : chungmyungsan
글쓴이 : 우곡 김덕기 원글보기
메모 : 탐욕의 독재와 가난의 독재. 저는 그 원인을 이렇게 설명하고 싶습니다.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은 자기 일가만을 위한 장기독재를 했다면, 박정희 대통령은 민족을 위한 개발독재를 했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