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조 교수, “일 식민지배는 축복” 망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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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예교수는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이 발행하는 월간지 <정론>(세이론) 4월호에 기고한
‘공산주의·좌파사상에 기인한 친일파 단죄의 어리석음, 한-일 합병을 재평가하자’란 글에서
한겨례 등록 :2005-03-04 18:57
한승조 고려대 명예교수
자유시민연대 공동대표인 한승조(75) 고려대 명예교수가
일본의 극우잡지 기고를 통해 일본의 식민지배를 축복해야 하며,
일본인에게 감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큰 파문이 일고 있다.
한 명예교수는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이 발행하는 월간지 <정론>(세이론) 4월호에 기고한
‘공산주의·좌파사상에 기인한 친일파 단죄의 어리석음, 한-일 합병을 재평가하자’란 글에서
“일본의 한국에 대한 식민지배는 오히려 대단히 다행스럽고,
원망할 게 아니라 오히려 축복해야 하는 것이며,
일본인에게 감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4일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도 “<정론>에 기고한 글은
당시 국제정세상 한국이 러시아보다 일본에 병합된 것이 오히려 다행이었다”는 뜻이라고 밝히는 등
기고문의 내용을 재확인하면서 자신의 생각에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했다.
그는 가장 큰 이유로 일본 식민지배로 인해 러시아에 합병당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당시의 국제정세와 열강과의 관계를 잘 이해할 수 있다면
한국이 러시아에 점거·병합당하지 않은 것은 오히려 다행”이라며 “러시아에 병합됐으면
시베리아 강제이주와 탄압 등으로 수많은(1천만명 이상?) 사람들이 학살됐을 수도 있다”고 강변했다.
그는 3·1 독립운동과 관련해서도 “경찰과 헌병에 잡혀가 고통을 겪은 사람들이 적지 않았지만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지는 않았다는 것은 다행이라고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의 식민통치를 받은 것이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또하나의 이유는 한·일 양국의 인종적 또는 문화적 뿌리가 같다는 점”이라며 “이 때문에 한국의 민족문화가 일제 식민통치 기간을 거치며 더 성장·발전·강화됐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그는 “일제 식민지배가 한국인의 성장·발전 의욕을 크게 자극해 한국인의 문명화에 크게 공헌했다”며 식민지배를 미화하는 일본 우파를 능가하는 주장을 폈다.
그는 특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수준 이하의 좌파적 심성이 드러난 대표적 사례”로 꼽은 뒤,
사죄와 배상 요구는 “일본을 나락에 빠뜨리려고 하다가 오히려 먼저 떨어지는 사악하고 어리석은 일”이라고 주장해
피해 당사자과 관련 단체의 큰 반발이 예상된다.
그는 “전쟁 중에 군인들이 여성을 성적 위안물로 이용하는 것은 일본만이 아니며, 그것도 일시적이고 예외적 현상이었다”며
“그렇게 많은 수가 아니었는데도 그런 치욕을 받았다는 노파를 데리고 나와 과장된 사실을 내세우면서 몇 번이나 배상금을 요구하는 게 고상한 민족의 행동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한 교수는 “한국의 좌파세력이 적대시해 싸우는 상대는 한국 사회의 이른바 기득권층인 보수세력이며, 이들은 대부분 일제 치하에서 항일독립운동보다는 크든 작든 일본에 협력한 자들이었다”며 “이들을 모두 친일파로 추궁해 정치적으로 무능화시키고 좌파세력의 장기집권을 가능하게 하려는 것이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의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민족문제연구소(이사장 조문기)는
이날 ‘한승조 교수의 일제 찬양 망언과 광태를 강력 규탄한다’는 긴급논평을 내어 “삼일절이 며칠이나 지났다고 일제의 식민지배를 찬양하고 친일청산을 극렬히 반대하는 소리가 들리는가”라며 “제국주의의 침략과 전쟁을 찬양하고 극단적 가부장제와 맹목적 반공주의·파시즘의 논리로 무장한 그는 학자라기보다 21세기에 되살아난 친일 파시스트와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이재성 기자 parkje@hani.co.kr
원문보기: 한승조교수의 글 원문읽기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29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