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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품격. 박지향 지음.이 책은 유라시아 변방의 작은 섬나라 영국이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 제국을 건설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언제나오복의향기 2018. 9. 21. 07:00
제국의 품격. 박지향 지음.
이 책은 유라시아 변방의 작은 섬나라
영국이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 제국을 건설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책마을]

패권보다 경제 번영… 성공한 제국 꿈꾼 영국


제국의 품격 
박지향 지음 / 21세기북스 / 364쪽│2만5000원


19세기 초 버밍엄의 기술자와 학자들 모임인

‘루나 소사이어티’의 멤버 볼튼, 와트, 머독의 동상. /21세기북스 제공


            
       


19세기 영국의 전성시대를 일컫는 ‘팍스 브리태니카’(1815~1914)는

1890년대 식민부 장관이던 체임벌린이 퍼뜨린 유행어였다.

원래는 영국이 인도를 통치함으로써 가져온 평화의 효과를 의미했다.

하지만 점차 상업, 산업, 금융 등 거의 모든 측면의 압도적 우위가

제1차 세계대전을 억제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뜻으로 확대됐다. 

나폴레옹 전쟁(1803~1815) 후부터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때까지

100년 동안 이어진 팍스 브리태니카의 바탕에는 강력한 해군력이 있었다.

1848년 당시

전함 31척은 지중해, 27척은 아프리카 연안,

25척은 동인도제도와 중국, 112척은 태평양, 14척은 남미에서 활동했다.

전 세계에 배치된 해군은 제국의 영토 방어는 물론

영국 상선의 안전한 항해를 보장함으로써 상업과 무역의 발전을 뒷받침했다. 

영국사 권위자인 박지향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신간 《제국의 품격》에서


제국과 해군은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도왔다기보다

상호 필수적이고 보완적인 존재였다”고 설명한다.


팍스 브리태니카의 핵심은 힘을 통한 억제였고,

영국 해군의 억지력이 핵심이었다는 것.

박 교수는 “오늘날에도 전 세계 무역량의 95%가 바다를 통해 이뤄지는데,

자유롭고 안전한 바다를 만드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주역은 영국 해군이었다”고 평가한다. 

이 책은 유라시아 변방의 작은 섬나라 영국이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 제국을 건설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정년퇴임을 앞둔 저자가 그간의 연구 성과를 집약한 역작이다.

세상의 어떤 제국도 지배자, 착취자가 아닌 경우가 없었을 텐데 ‘품격’이라니?

저자는 영국의 단점을 들추기보다는 가급적 장점에 주목하면서

영국이 어떻게 남들보다 성공한 나라가 됐는지에서 교훈을 얻고자 했다.

영국은 하나의 대륙 안에서 주로 팽창했던 기존 제국들과 달리

지리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근대적 제국을 최초로 탄생시켰다.

그 비결은 해군이다.

영국 해군은

원래 스페인제국의 상선을 약탈하던 사략선(私掠船)에서 출발했다.

1588년 스페인 무적함대를 격파하면서 한 단계 도약했고,

1805년 프랑스와의 트라팔가르 해전에서 승리하면서 제해권을 장악했다.

1900년까지 영국은 나머지 나라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선박 톤수를 보유했다.


책에 따르면 영제국은 원래부터 정치적 패권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민간의 자유로운 해상무역을 통한 경제적 번영을 우선 목표로 삼았다.

제국의 주도권을 국가와 왕이 갖지 않았던 것은 자유를 중시하는 영국의 전통에서 비롯됐다.

일찍부터 ‘대헌장’ ‘권리장전’ 등을 통해

왕권을 제한하고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며

의회민주주의를 정착시킨 전통이 시민사회를 형성하게 했다.

그 결과 19세기 말 영국 사회는

개인의 자유,

작지만 강한 중앙정부,

자유로운 시장을 기반으로 하는 자유주의를 원칙으로 받아들였고,

귀족을 비롯한 민간의 자유무역을 통한 경제적 번영을 제국의 우선적인 목표로 삼았다는 것이다.

영국은 산업혁명 이후 앞선 기술력과 상품으로 세계 무역시장을 장악하고 광대한 식민지를 개척했다.

왜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을까.

저자는 상인과 풍부한 숙련노동자, 재산권을 보장하는

자유주의 경제 등의 요인과 함께

영국의 남다른 문화와 지적 풍토를 꼽는다.


부의 형성과 축적을 긍정하고 현세의 일을 개인의 도덕적 의무로 보는 개신교 신앙,

베이컨의 경험주의 철학과 뉴턴을 필두로 한 과학혁명이 융합돼 상승작용을 일으켰다는 것.

과학혁명과 산업혁명을 연결한 산업계몽주의는

과학자와 기술자의 상호 작용을 강화해 발명 및 발전이 풍부하게 이뤄졌다고 분석한다.

철도와 증기선에 의해 운송되는 우편,

육상 전신과 해저 전신으로 연결된 전보 통신은 전 세계를 새로운 네트워크로 연결했다. 

영국이 앞선 과학기술과 산업혁명으로 세계에 기여한 공은 혁혁하다.

그렇다고 제국주의에 ‘품격’이 있을까.

저자는 프랑스, 독일,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 다른 제국들에 비해

영제국은 확실히 덜 사악했다고 평가한다.



영국은 100년 동안 세계경찰을 자처하며

전 세계 해상에서 해적을 진압하고 치안을 유지했다.

노예무역을 선도적으로 폐지한 뒤에는 노예무역 단속에도 앞장섰다.


자유무역 외에 선진 문명 전파를 제국의 주요 목표로 삼았던 그들이 남긴

의회민주주의,

자유선거,

자유주의 경제체제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저자의 말대로

영국 역시 결국에는 공격적이고 탐욕스런 제국’이 됐지만….

서화동 문화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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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지향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서양사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뉴욕프랫대학교, 인하대학교 교수를 지냈고, 동경대학교와 케임브리지대학교의 객원 교수를 거쳤다.

서울대학교 도서관장, 한국 영국사학회 회장,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저자는 한평생을 영국사 연구에 집중했다.

또한 유럽의 근대성, 민족주의와 제국주의를 연구했으며

영국, 아일랜드, 일본, 한국을 아우르는 비교사적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고자 노력해왔다. 『

제국의 품격』은 이러한 연구 인생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며 집필한 책이다.

특히 영제국이 만들어지고 팽창하는 데 집중하며,

제국주의라는 이념에 매몰되지 않고 영제국의 구체적 역사를 살펴본다.

영제국의 성공 전략을 분석함으로써

영국이 오늘날 우리에게 선사하는 통찰을 발견할 수 있는 책이다.

학문적 글쓰기와 대중적 글쓰기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저자는

『정당의 생명력: 영국 보수당』, 『클래식 영국사』,『대처 스타일』,

『슬픈 아일랜드』, 『영국적인 너무나 영국적인』,

『제국주의: 신화와 현실』 등을 집필했고

PAST & PRESENT》, 《JOURNAL OF CONTEMPORARY HISTORY》,

《서양사론》, 《역사비평》 등 국내외 학술 저널에 6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국기에 대한 맹세-1974년 이후 맹세문


: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