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의 메타버스 사피엔스] [8] 현대문명이 사라진다면? 김대식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조선일보 입력 2022.07.19 03:00 기원후 476년. 게르만족 출신 로마 장군 오도아케르는 어린 황제 로물루스 아우구스툴루스를 몰아내고 ‘이탈리아의 왕’이 된다. 황제의 유물을 동로마에 보내며 그는 말한다. 이제 더 이상 제국의 왕관은 필요 없다고. 물론 ‘로마제국’ 그 자체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다. 콘스탄티노폴리스는 여전히 ‘동로마 제국’의 수도였고, 수많은 동로마 제국 황제들은 과거 제국의 부활을 꿈꾸게 된다. 황제들뿐만 아니었다. 1453년 오스만 터키인들에게 함락당할 때까지도 콘스탄티노폴리스 시민들은 자신을 여전히 ‘로마인’이라고 불렀으니 말이다. 하지만 로마는 몰락했고, 역사에서 사라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