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 포렌식 - 수사전문가 배제, 수상한 ‘드루킹 특검’ 추천
정원수 정치부 차장 입력 2018-06-07 03:00
동아일보 광화문에서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List/Series_70040100000034/3/70040100000034/20180607/90436230/1#csidxdf5f0673e59d6a498d5ecde39b2dcb3
“제가요? 몰랐어요. 뜻밖인데요.”
검사 출신 A 변호사에게 6일 전화를 걸어
대한변호사협회(변협)의 이른바 ‘드루킹 특별검사’ 추천위원회에서
두 번째로 많은 득표를 한 사실을 알고 있는지 물었더니 이런 반응이 돌아왔다.
금시초문이라는 거다.
디지털 장비를 분석해 범죄 정보를 수집하는 디지털포렌식이라는 용어마저 생소하던 2000년
검사로 재직하면서 대기업 분쟁 수사 때 모바일포렌식으로 실체를 밝혀낸 이력이 있다.
차명 휴대전화 170여 대를 동원하고, 비밀 대화방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은 댓글 여론조작 사건 수사의 적임자일 수 있다.
그런데 왜 A 변호사 이름은 국회로 넘어가지 않았을까.
제1야당 원내대표의 단식투쟁과 천막농성, 그로 인한 42일간 국회 마비는
사실 특검 도입 여부보다는 수사의 키를 쥐게 될 특검 추천권에 대한 이견이 핵심적인 이유였다.
“최순실 특검법처럼 야당 몫”이라는 자유한국당 주장에
더불어민주당이 “태극기 부대 변호인이 특검이 되면 어떻게 하느냐”고 맞섰다.
바른미래당이 변협 추천이라는 대안을 제시해 양당은 중간 지점에서 타협했다.
이 결단이 국회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긴 했지만
한 교섭단체 원내대표의 자화자찬처럼 ‘정의의, 진실의, 국민의 특검’으로 이어질까.
의문이 가시지 않아 추천 과정에 현미경을 들이댔다.
3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변협 사무실. 특검 후보를 뽑기 위한 특검추천위원회 회의가 소집됐다.
추천위원 11명 중 참석한 10명이 보안각서에 서명했다.
회의는 3시간 반 걸렸지만 규정을 정하는 데 2시간이 지났고, 추천 논의는 후반부 절반 이하였다.
국회 합의 직후인 지난달 16일부터 21일까지
변협은 전국 2만4000여 명의 회원과 각 지방변호사회 등에서 추천을 받았지만
14명을 추천한 기관과 이유를 추천위원에게도 공개하지 않았다.
“검사 출신이 낫다”는 변협 지도부 방침에 따라
각계 추천 65명 중 검사 출신 변호사 14명의 프로필과 관련 언론 보도만 제공됐다.
투표 직전 1명이 추가로 거부 의사를 알려와 13명으로 줄었다.
추천위원 10명이 각자 13명의 후보 중 추천될 만한 4∼6명을 골라 이름 옆에 ‘○’ 표시를 했다.
‘1위 임정혁 전 대검찰청 차장,
공동 2위 A 변호사와 허익범 전 인천지검 공안부장,
공동 4위 김봉석 전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장과 오광수 전 대구지검장,
6위 B 변호사….’
추천 숫자 없이 순위만 공개했다.
그런데 여기서 후보 4명을 최종 선정하는 과정이 더 석연찮다.
A 변호사가 아무런 설명 없이 제외됐다.
“김 전 부장검사는 특검 수사 대상인 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와 동향(同鄕)”이라는 이의 제기는 무시됐다.
만약 김 전 부장이 빠졌다면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대형 사건 수사 경험이 풍부한 B 변호사가 추천될 수 있었다.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역대 7번째 특검 추천권을 갖게 된 변협은
“성역 없는 수사로 한 점 의혹 없이 진상 규명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그러나 이후 “이사회 승인 없는 추천은 위법” “일부 인사에 대한 정치권
또는 변협 집행부의 사전 낙점 의혹” 등 공정성 시비는 끊이지 않고 있다.
---------------------------------------------
더 납득하기 어려운 건
변협 추천을 기다렸다는 듯
검증도 하지 않고,
다음 날 4명 중 2명을 곧바로 청와대에 전달한 야3당이다.
“하루빨리 수사가 이뤄져야 해 대승적으로 결단했다”고 한다.
이런 사정을 정말 몰랐을까,
알고도 모르는 척한 건 아닐까라는 의심도 든다.
흔히 “정치는 타협의 예술”이라고 한다.
그러나 타협의 성과가 그다지 ‘예술’ 같진 않다.
그동안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싸운다고 했는데,
이게 과연 최선의 결과인가.
정치권의 부끄러운 민낯이 따로 없다.
-------------------
수사전문가 배제한,
수상한 ‘드루킹 특검’ 추천한-
변호사협회. 3 야당. 청와대 등 모두가
특검 하는척 쇼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
포렌식
[요약] 범죄를 밝혀내기 위한 수사에 쓰이는
과학적 수단이나 방법, 기술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국내에선 '범죄과학'이란 용어로 번역된다.
공청회를 뜻하는 라틴어 'forensis'에서 유래한 만큼
공개적인 자리에서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객관성 담보가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