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고미석]러시아의 미녀 스파이들
http://news.donga.com/Column/3/all/20180721/91151650/1
뛰어난 능력에 미모를 겸비한 미국 중앙정보국(CIA) 정예요원 에블린 솔트.
한데 그 자신이 러시아 스파이로 지목받는 황당한 사태가 발생한다.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솔트. 과연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인가, 이중 첩자인가.
▷영화 ‘솔트’에서 여배우 앤젤리나 졸리는 어린 시절 특수훈련을 받고 미국에 심어진 러 비밀공작원으로 등장한다.
치밀한 신분 세탁을 통해 자연스럽게 중산층의 삶으로 스며들게 한 것이다.
이것이 단순한 영화적 상상력이 아니라 얼마든지 현실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일깨워준 진짜 스파이가 있다.
2010년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된 안나 차프만. 러 대외정보국(SVR) 소속으로
1990년대 미국에 이주한 뒤 부동산 회사를 운영하며 뉴욕을 무대로 활동을 펼쳤다.
당시 그와 함께 체포된 이들 중 미국에서 위장 부부로 살면서 자녀를 낳아 기르는 스파이 커플도 여럿 있었다.
미-러 양국은 그해 오스트리아 빈 공항에서 냉전 이후 처음 차프만을 포함해 스파이들을 맞교환했다.
올 3월 영국에서 벌어진 전직 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의 희생자도 그때 러시아에서 사면을 받은 4명 중 한 명이었다.
▷새로운 미녀 스파이 마리야 부티나(29)가 FBI에 체포되면서 세상을 또 한 번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2014년부터 미국을 드나들며 국가조찬기도회와 전미총기협회 등을 통해
보수적 정치권과 정책결정 그룹의 침투 활동에 주력하고 성 로비를 벌인 혐의다.
사회 분열을 부추기기 위해 보수와 진보의 갈등을 파고드는
러시아, 은밀하고 교묘하게 암약하는 첩보원들을 끈질기게 추적해 밝혀낸 미국.
두 나라 첩보기관의 두뇌 싸움은 블라디미르 푸틴과 도널드 트럼프의 브로맨스와는 상관없이 여전히 치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