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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학회 "삼바 분식 사건, IFRS 정착 노력 물거품 위기" 원칙 중심의 회계 기준 정신을 훼손~우려

언제나오복의향기 2018. 11. 26. 06:00

회계학회 "삼바 분식 사건, IFRS 정착 노력 물거품 위기"

   원칙 중심의 회계 기준 정신을 훼손~우려

조선비즈

김유정 기자

  • 입력 2018.11.23 14:58 | 수정 2018.11.23 16:07

  •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의 분식회계 사건이 국제회계기준(IFRS)의 원칙 중심 회계기준 정신을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이 학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감독 당국의 규제 체제가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성표 한국회계학회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한국회계학회 주관으로 열린
    ‘원칙 중심 회계기준과 회계’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통해 "원칙 중심의 회계기준이 잘 적용되는듯 하다가 올해 대형 사건(삼바 분식회계)이 터졌다"며 "삼바 사태로 우리나라는 아직 원칙 중심 회계 기준이 학습의 과정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외적으로 IFRS를 도입해 국가 신인도를 높이기로 했는데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위기"라며
    "대내적으로는 기업과 감사인은 스스로 회계처리를 제대로 했는지 불안에 떨고 있다"고 했다.

    삼바가 미국 바이오젠과 공동 설립한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판단의 경우,
    IFRS 체제에서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영한 서울시립대 교수는
    "원칙 중심 회계기준에 따라 해석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회계처리 기준 가운데 지배력 관련 해석을 꼽을 수 있다"며
    "삼바 사건이 이에 해당하는데 이는 판단의 여지가 많이 개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한 서울시립대 교수가 23일 한국회계학회 주최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원칙중심 회계기준과 회계’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김유정 기자

    그는 국내 IFRS 체제에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문제점 가운데 감리 불확실성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감리 당국이 특정 사안에 대해 강력한 규제 동기를 갖게 될 경우 사후적 결과를 중심으로 원칙 중심 회계기준을 적용할 가능성이 있어 기업이나 감사인이 우려 요소가 되고 있다"고 했다.

    이날 또 다른 발제자 전규안 숭실대학교 교수는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회계처리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관행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원칙 중심 회계기준에서 논란이 될 수 있는 대안에 대해 선택한 대안과 선택 근거, 선택하지 않은 대안의 예상결과를 공시하는 방안이 있다"며 "또 하나의 거래에 대해 2개 이상의 회계처리가 존재할 수 있음을 인정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전 교수는 재무제표 오류가 발생한 경우 기업의 자발적 수정공시를 유도하는 재무제표 심사 제도를 제대로 정착시키기 위해 기업·감사인·학계 등으로 구성된 패널 심사 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이 제도는 신 외부감사법에 따라 내년 4월부터 시행된다.

    아울러 최근 금감원이 제시한 제약·바이오 연구·개발비(R&D) 회계처리 감독지침이
    원칙 중심의 회계 기준 정신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감독기관의 지침은 새로운 회계기준이나 기준 해석이 아니다"며
     "기업들은 개별 상황에 따라 합리적인 이유를 근거로 해당 지침과 달리 판단해 회계 처리 할 수 있다는 점을 확실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김학수 금융위 감리위원장의 모습/김유정 기자



    한편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김학수 금융위 감리위원장은
    원칙 중심 회계기준이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원칙을 준수하려는 기업의 성실성과 도덕성이 근간이 돼야 한다며 대립각을 뒀다.

    그는 "원칙 중심 회계기준은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때문에
    회계처리가 자의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기본 정신에 대한 기업의 이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 해 기업이 자율적으로 회계처리를 하되 어떤 판단 절차를 거쳐 회계처리 방식을 선택했는지
    사회 통념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있어야 하고, 또 판단 과정은 기록으로 남겨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경제적 실질을 위한 것이 아닌 다른 목적을 위한 것이라면
    원칙 중심 회계기준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기업의 높은 윤리성이 요구된다"고 했다.